이스탄불 여행을 하면서 구글 지도에서 눈에 띄었던 곳이 바로 '순수 박물관'이었다.
대체 '순수' 박물관이 뭘까 하면서 검색을 해보았는데, '순수 박물관'이라는 노벨 문학상 수상자 오르한 파묵의 소설이 있었다.
그래서 튀르키예 소설가 오르한 파묵에 대한 박물관일까 생각을 했었는데 전혀 그런 게 아니었다.
소설과 현실이 함께 공존하는 곳,
가상과 현실이 연결되어 있는 곳,
소설과 현실세계 중 무엇이 먼저인지 헷갈리게 하는 곳이 바로 이스탄불의 '순수 박물관'이다.
이스탄불 여행 필독서, 오르한 파묵의 '순수 박물관'
이스탄불 여행은 무계획이었지만 후회 없이 야무지게 즐겼다.
그런 와중에 딱 하나 후회하는 건 오르한 파묵의 '순수 박물관' 소설을 미리 읽어보지 않았던 것이다.
튀르키예 노벨 문학상 수상자인 오르한 파묵은 '내 이름은 빨강'이라는 베스트셀러로 유명한 튀르키예 국민 작가이다. '순수 박물관'은 소설을 집필하기 전인 1999년부터 이스탄불의 한 건물을 사들여 실제 박물관과 소설을 함께 집필해 나간 독특한 컨셉의 소설이자 박물관이다. 1970-80년대 이스탄불의 정치, 사회, 경제, 문화를 고루 느낄 수 있는 순수 박물관은 총 83장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이스탄불 순수 박물관에는 83개의 나무 장식장에 각 장과 관련된 물품이 전시되어 있다. 오르한 파묵은 소설을 집필하면서 동시에 박물관을 하나하나 채워나갔으며, 이 독특한 박물관은 2012년 4월부터 개관했다고 한다.
이런 독특한 컨셉의 순수 박물관은 소설을 읽지 않더라도 그 박물관 만의 분위기에 취할 수 있지만, 소설을 읽고 온다면 더 재미있게 관람할 수 있는 곳이다. 특히 순수 박물관 책에는 박물관을 실제로 들어갈 수 있는 입장권이 인쇄되어 있다. 한국어 번역판이라도 상관이 없다고 하니 순수 박물관 책이 있다면 꼭 챙겨가서 무료로 입장을 하길 바란다.
나는 순수 박물관을 가기로 결정하고 나서 부랴부랴 전자책을 구매해서 읽었는데, 12장까지만 읽고 박물관에 방문했다.
소설 속 내용의 물건들이 장식장에 전시되어 있었다. 2장에서 나오는 케말이 퓌순의 가게에서 구매한 가방은 실존하지 않는 가방인데 이 박물관을 위해 특별 제작한 것이라고 한다. 오르한 파묵은 이 박물관을 위해서 빈티지 시장을 돌아다니면서 물건을 수집하거나 아니면 의뢰를 해서 직접 만드는 등 진심으로 순수 박물관을 건립해 나갔다.
(소설 속 내용에 따르면 주인공인 케말의 여주인공 퓌순에 대한 집착과 그리움이 녹아들어 간 수집품들이다.)
진심으로 박물관을 제작해서 그런지 어떤 사람들은 박물관을 다 관람하고 나서도 이게 소설 속 내용이 아니라 진짜라고 착각하고 있는 사람들도 있다. 허구와 현실을 혼동하게 하는 것이 이 순수 박물관의 매력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스탄불 순수 박물관
운영시간 및 입장료
운영시간
화~일 오전 10시~오후 6시 (월요일 휴무)
입장료
300리라
(오르한 파묵 순수 박물관 소설책 내 무료 입장권이 있음. 소지할 경우 해당 페이지에 스탬프 찍고 무료입장 가능)
영어 오디오 가이드
10리라
전 세계에서 오직 이스탄불에서만
순수 박물관 때문에 이스탄불에 오는 것은 투머치이지만, 이스탄불까지 왔는데 순수 박물관을 안 보고 가는 것은 매우 아쉽다.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소설과 현실과 그 도시의 문화가 결합된 유일한 곳이기 때문이다.
순수 박물관 소설 속 남주인공인 케말이 여주인공 퓌순에 대한 사랑과 집착을 담아 그녀와 관련된 수집품을 전시한 곳이 바로 순수 박물관이다. 순수 박물관을 관람하기 전, 이 박물관의 컨셉이라도 미리 숙지하고 보는 것이 좋다. 그리고 일부분이라도 소설을 조금이라도 읽고 오는 것을 추천한다. 그래야 박물관의 재미를 200프로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수집품은 소설의 챕터마다 하나의 장식장의 모아서 전시되어 있는데, 수집품만 보더라도 이스탄불의 70-80년대의 문화와 사회상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특히 맨 아래층 기념품샵 옆에는 순수 박물관 설립에 대한 다큐멘터리도 있었는데, 소설 속 인물의 주변인들의 인터뷰와 오르한 파묵의 인터뷰도 들어가 있어서 박물관의 컨셉을 모르는 사람이라면 이게 진짜 실존 인물의 수집품이라고 착각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이런 독특함을 오직 이스탄불에서만 느낄 수 있는데, 이스탄불에서의 여정이 여유롭다면 순수 박물관은 시간을 내서 꼭! 가보기를 추천한다.
소설과 현실이 결부된 오묘함을 느끼면서 동시에 이스탄불의 역사와 문화를 수집품을 통해 직접 확인할 수 있다.
퓌순의 귀걸이를 구매해 보자
순수 박물관 소설 속 인물인 '퓌순'의 귀걸이는 소설의 첫 장에서부터 나온다.
이 귀걸이가 어떻게 생겼을지 소설을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궁금해지기 마련인데, 순수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고 자그마한 기념품 샵에서 구매도 가능하다.
나도 귀걸이를 구매했는데 평상시에도 잘 착용하고 다닌다. 이스탄불 여행에서 가장 잘 산 기념품 중 하나이다.
순수 박물관은 말로 아무리 설명하는 것보다는 직접 가서 보는 것이 더 와닿을 것 같다.
나의 경우 책의 초반부만 읽고 박물관을 다녀온 뒤 뒷 내용을 다 읽어보았는데, 생각보다 충격적인 사랑 내용이었다.
사실 사랑이라고 칭할 수 있을까 싶기도 한 그런 내용인데, 이스탄불의 7-80년대의 삶을 적나라하게 느낄 수 있는 점에서 흥미로웠다.
이스탄불의 이색 관광지로 '순수 박물관'을 강력 추천한다:)
순수 박물관을 가기 전에 순수 박물관을 꼭 읽어볼 것! 별표 백만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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